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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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을 축하합니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얼떨떨한 마음도 컸지만, 정말 기뻤습니다. 지난 2년간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단발성 사건만 보도하느라 정작 피해자의 처지는 생각 못 했는데, 이번에 소외된 피해자의 처지를 들여다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획 기사가 제게는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이 <제3자가 된 피해자-‘부산 돌려차기’ 등>입니다. 기사를 어떻게 기사를 기획했고, 또 어떻게 썼는지 알고 싶습니다.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처음 ‘서면 무차별 폭행’으로 보도됐습니다. 당시, 서면에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폭행 사건이 있었던 오피스텔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 사건을 확인했습니다. 채팅방에서 피해자와 접촉을 시도하고 사실 확인을 하려는 취지였습니다. 피해자 남자친구가 올린 피해 사진과 오피스텔 주민들의 증언을 확인하고, 오피스텔을 찾아가 주민들에게 사건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확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을 통해 사건을 확인해 보도를 했는데, 이후 피해자가 제게 메일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폭행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서, 오히려 제게 사건 전말을 묻더군요. 이렇게 범인이 검찰 송치되는 과정까지 단독으로 보도를 이어갔고, 피해자와 꾸준히 연락도 유지했습니다. 이후 법조기자가 사건의 전 재판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저는 1년을 피해자와 동행하며 계속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사건 영상이 공개되면서 돌려차기 사건으로 확대된 것과 별개로, 당사자인 피해자가 사건 내용을 알 수 없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사건 발생 1년 뒤, 이런 피해자의 소외된 처지를 중심으로 ‘제3자가 된 피해자’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돌려차기 사건과 유사한 초량동 노래주점 폭행 사건이 일어나 해당 사건 피해자를 접촉해, 1년 만에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또 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는 내용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1년간 재판을 추적한 법조기자와 주점 폭행 사건을 보도한 사회부 경찰팀 기자와 함께 기획팀을 꾸려 기사를 기획하고 썼습니다. 이렇게 단순 사건에서 기획으로 또 기자상으로 결실을 보게 되면서 다각도로 사건을 보고, 또 파고드는 법을 익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실험적인 양식이나 참신한 시각으로 기사를 기획해서 쓰고, 다른 기사를 다룰 때도 더욱 도전적으로 새로움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스쿨에서 받은 수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저는 저널리즘에 관해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대학 입학 후부터 기자가 되고 싶어서 ‘학보사’와 ‘교지’에서 활동하며 사회를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때 알게 된 프렙스쿨로 2019년 겨울에 처음 YJS와 인연을 맺고, 2020년에 YJS 14기로 입학했습니다. 제대로 저널리즘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 수업에서 다양한 기사를 접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같은 주제로도 새로운 시각과 양식을 적용하면 새로운 기사가 나온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지금 현장을 뛰면서 익숙한 기사를 쓰려다가도 당시 배웠던 다양한 기사를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실명 보도를 강조했던 저널리즘 수업도 제 원칙으로 남았습니다. 실명 보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배웠기에 의심 없이 현장에서도 실명 보도를 해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열심히 현장을 뛰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저력이 느껴집니다. 변은샘 기자가 생각하는 좋은 기자의 조건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안주하지 않는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기사를 쓰다 보면 익숙해져서 새로운 시각이나 형식을 고민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공통의 감각을 끊임없이 찾고, 읽힐 기사에 관해 고민하는 기자가 다변화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읽히는 기자’로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늙지 않는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 묘사가 좋은 기사, 30년 후에 읽어도 재미있는 기사, 변화의 시작을 포착한 기사. 그런 기사들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읽는 에버그린 콘텐츠가 됩니다. 저 역시, 반짝하고 사라지는 기사가 아닌 오래 남을 수 있는 기사를 고민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 기자가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순탄치 않았던 기자 준비생 시절에는 ‘결국 된다는 말’에 코웃음만 나왔는데, 기자가 되고 보니 준비하던 그 기간에 배우고 읽은 내용이 지금까지 가장 큰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입사 전 준비 과정에서 누가 더 많이 쟁여놓고 배웠는지가 언론사 입사 후 차별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초조해하지 말고 지금 충실하면 다 돌아올 겁니다. 후배님들이 지금 차곡차곡 쌓아 올린 배움으로 언론사 입사 후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면 좋겠습니다. 저도 후배님들 기사로부터 또 많이 배우겠습니다. 곧 현장에서 모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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