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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9호 : 개별기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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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축하합니다. 최종 우승자가 된 순간 얼마나 좋았는지, 또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승 발표를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소름이 돋는 것도 같고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왈칵 눈물이 나려고 해서 억지로 참았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일, 고생했던 순간들, 저를 짓누르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시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는데 말이죠. 너무 행복했습니다. 솔직히, 1등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실력 있는 비보이들이 너무 많고, 또 1등은 운도 따라야 하니까요. 2020년 3월 미국 대회 이후 1대 1 대회는 처음이었고, 너무 오랜만이라 많이 떨렸지만 제게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춤을 추며 16강에서 8강, 4강, 결승전까지 위로 올라갈수록 결과에 대한 집착이 생기는데요. 그러면 춤에 집중을 못합니다. 그래서 “집중해야 해!”라고 저를 다독이며 계속 춤만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음악이 잘 들렸고, 춤에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29세고, 비보이 경력 17년이라고 들었습니다. 12살에 비보이가 되신 거네요. 비보이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날, 친구들이랑 의정부로 놀러 갔다가 청소년회관에서 처음으로 비보이 공연을 봤습니다. 비보이가 뭔지도 몰랐는데, 그들의 춤이 너무 멋있고, 충격적이었고, 특별했습니다. 첫눈에 완전히 꽂힌 거였죠. 그렇게 비보이 춤에 빠져들었습니다. 춤이 멋있고 재미있었습니다. 마침 형 친구 중에 비보이 지망생들이 있었고, 형 친구들과 의정부로 춤을 배우러 갔다가 퓨전엠씨 팀 형들을 만나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부모님께 춤추는 걸 허락받으려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어려서 비보이가 된 걸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찍 길을 찾게 돼서 운이 좋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해서 최고가 된 적이 없었는데, 비보이로는 최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비보이는 춤이 격렬해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비보이로서 가장 힘들 때가 부상을 당했을 때입니다.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부상을 당하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겁니다. 다쳐서 재활 치료를 해도 또 다칠 수 있어서 항상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저도 어깨 부상으로 1년간 재활 치료를 받았고, 발목이 부러진 적도 있습니다. 부상을 당하면 저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은 심리적 압박감도 심해집니다. 그래도 비보이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 자신에게 집중하며 희열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비보이가 너무 좋습니다. 춤을 추는 순간, 초집중할 때 느끼는 희열과 행복은 다른 일을 할 때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비보이로서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세계를 다니며 춤을 추다 보면 얻는 것, 깨닫는 것도 많고요. 비보이로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킹 프로젝트’ 우승은 2024년 파리올림픽 도전을 위한 첫걸음일 텐데요. 벌써 훈련에 돌입하셨다고요? 네. 저희 퓨전엠씨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7월 10일부터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를 뽑는 ‘브레이킹 K 시리즈’가 열리거든요. 평소에는 하루에 6시간 정도 연습을 하지만 대회를 앞두면 연습량을 2배로 늘입니다. 이번 브레이킹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도 그랬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자신감이 생겼지만, 너무 자만하지 않고 제게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더구나 브레이킹 프로젝트 1차 대회에서 입상하고 받게 될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더 힘이 납니다. 개인 1대 1 워크숍과 개인 피드백은 비보이로서 저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좋고, 바디케어와 퍼스널 트레이닝에도 기대가 큽니다. 저를 비롯한 비보이들은 독학으로 재활을 했었는데, 이제 국가대표 트레이닝을 하는 전문가에게 제 몸에 맞는 관리를 받게 돼서 정말 든든합니다.
비보이 Leon은 어떤 비보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비보이 Leon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비보이 레온은 독창적으로 춤을 추고 싶어 하는 비보이입니다.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인 춤을 추는 비보이, 항상 창조적인 아티스트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10년 후에도 계속 춤을 출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처럼은 못하겠지만 다른 멋있는 모습으로 춤을 추며 후배를 양성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20년 후에도 춤에 관련된 일을 계속하겠지만, 그때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서 전시회를 열거나 책을 쓰는 일처럼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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