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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기] 평범한 일상다반사
  • 등록일 :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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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다반사

오인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우선 계획했던 교육 봉사는, 강의 시간표와 외부 활동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반드시 계획한 대로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그리고 문화재 봉사의 경우, 일회성 행사에 그쳤고, 이후 기술할 봉사활동이 제게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봉사활동 보고서에서 누락했습니다.

고려대학교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습니다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인 학우들의 이동을 돕고 수업 필기나 시험 대필을 하는 학습 도우미가 활동하는 곳입니다. 저는 매주 목요일 한 시간 동안 이동 도우미 봉사를 했습니다강의실 앞에서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다가, 학생들이 하나 둘씩 나오면언제나 맨 앞에 앉아 있는 박민구 씨와 함께 다음 수업 장소 혹은 거주지로 이동하는 일이었습니다일은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전동 휠체어기 때문에 큰 힘이 들지 않았고그저 옆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자세를 잡아주면 됐습니다등·하교 길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아서앞으로 쏠리거나 쳐지지 않게목이나 어깨를 잡아 주는 식이었습니다.

초반에는 혹여 불편하지는 않을까혼자 안절부절 하면서 “괜찮으세요? 연신 물어 보던 저였습니다오가는 데 어떤 어려움도 못 느꼈던 경로가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번거롭고 힘든 길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그마저도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생겨서, 2층 정문에 유일하게 턱이 없는 경사로가 있어서후문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내리막 출구가 있어서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옛날에는 학교 다니기 더 힘들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그 길 따라 삶을 난 사람들이 참 많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모두가 불편함 없는 학교, 배리어 프리한 학교로 점점 발전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단 사실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3달째 꼬박 일하다 보니저도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4년 넘게 학교를 다닌 박민구 씨는 언제쯤 학교가 일상이 되고 편해졌을지감히 상상하지는 못합니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할 때, 어떤 일을 하든, 인권 감수성을 기르고 모두가 불편하지 않는 조건을 항상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활동이 끝난 지금도, 지레 속단해서 시키지도 않은 행동을 했던 과거의 제가 부끄러울 때도 있습니다제 딴에는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부담되고 더 불편하게 느껴질 행동들이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하루는 시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박민구 씨는시험 칠 때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그만큼 체력적으로 소모가 크다고 말했습니다그 때 저는 너무 쉽게시험 대필 도우미를 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오지랖이었습니다충분히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지 않겠냐고 성급하게 조언한 것은 물론이고속사정도 모르고 아는 척한 게 창피스러웠습니다. 앞으로는 스스로 배려하고 있다고, ‘선한 일을 행하고 있다고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상황을 바라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내가 이동 도우미를 한다고 하면주변에서 ‘마음이 예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장애인과 마주칠 기회가 적고 도우미 일을 예삿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선입견이 생긴 게 아닐까, 짐작합니다. 하지만 제가 한 학기 동안 이동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얻은 이 인연은 봉사한다든가 배려를 배푸는 관계가 아니라내 주위에 당연히 존재하는 평범한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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