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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7호 : 개별기사 4
  • 등록일 : 2020-09-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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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년 UCLA 교환학생으로 로스엔젤로 출국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이하 UCLA)로 교환학생 파견을 다녀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6월 초, 봄 쿼터(UCLA는 1년이 총 3개의 쿼터로 이루어짐)가 끝나고 귀국했습니다. 

 

겨울 쿼터가 끝나던 3월 중순까지는 모든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마쳤지만, 이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대부분의 레스토랑, 카페, 영화관 등 편의시설이 문을 닫고, 학교마저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전환했습니다. 대부분 교환학생은 귀국을 택했지만, 저는 미국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자유로움을 조금 더 만끽하고 싶어 미국 체류를 선택했습니다. 4월 봄 쿼터가 시작한 이후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사와 캠퍼스에서 보냈고, 기분 전환을 위해 가끔 학교 앞에 있는 마트나 테이크아웃 식당을 방문하는 것이 제 생활의 전부였습니다. 

 

봄 쿼터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수업은 깔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LA의 날씨는 너무 좋아서,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산책을 다녔습니다. 활동이 제약되어 가끔 우울했지만, LA의 맑고 화창한 날씨는 제게 힘이 되어주고, 즐거움이 되어주었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기숙사에 살며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었기에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미국 교환학생으로서 UCLA의 수업은 제게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때는 교수님들과 수업 안팎에서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범죄 사회학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교수님 강의 중간에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궁금해서 물어본다.”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을 때도, 교수님은 친절하게 답변까지 해주던 모습이, 교수와 모든 학생이 언제든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낯설면서도 멋졌던 기억이 납니다. 강의실에서 언제든 교수님 강의 도중에 불쑥불쑥 질문하는 학생들과 그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참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Discussion 수업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에 정규 수업 시간 이외에 따로 지정된 Discussion 시간이 있는데, 이 시간에는 TA라고 불리는 수업 조교들이 수업을 진행합니다. 20여 명 내외의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되는 Discussion 시간에는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함께 수업 내용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시간이 너무 유용하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피드백 해준다는 점도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UCLA에서 수업을 들으며 제출한 대부분의 과제나 보고서에 대해 교수님이나 TA로부터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끊임없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미국 수업의 형식은 오로지 교환대학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양질의 수업이었고, 20여 년간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왔던 저로서는 굉장히 부러우면서도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던 지점이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고민해 보던 시간, UCLA 교환학생

 

미국에서의 UCLA 교환학생은 한국에서는 들을 수 없는 미국만의 수업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정말 너무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 미국 전역을 뒤집어놓았던 ‘Black Lives Matter’ 운동 기억하시나요? 당시 저는 그 뜨거웠던 분노와 시위대의 열기 속에 캠퍼스에서 기말고사 기간을 맞았습니다. 오후 6시 이후 통행 금지 명령이 내려져 기숙사 식당이 일찍 닫기도 하고, 학교 바로 앞에서 총을 메고 무장한 군인을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시위가 일어나 사람들이 다치고 잡혀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LA는 굉장히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고, 다른 주나 도시보다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가장 덜한 도시 중 하나인 LA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저는 다행히 인종 차별도 거의 겪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위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오로지 운이 좋았기 때문에, 제가 별다른 차별을 겪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아주 뿌리 깊고, 시스템적인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저는, 대학의 캠퍼스의 울타리 안에서는 안전히 보호받았지만, 그 울타리 밖을 나가면,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폭력을 마주해야 하는 이방인이라는 사실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미국의 모습 또한 실망스러웠습니다. 3월 중순 이후, 미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LA에서만 매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어가고, 사망자 수 또한 무서운 기세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의 탓을 동양인에게 돌렸고,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 또한 뉴스에 올라오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보험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기본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이 너무도 비싸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하게 되었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미국의 빈부격차와 건강 불평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습니다.

당장 저 또한, 미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으로서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미국의 모습을 지켜보며,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불안감이 6월 귀국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되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미국에서만 받을 수 있는, UCLA의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감동했지만,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 미국이라는 나라의 어두운 면을 더욱더 잘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세상을 보다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원래 미국에서 여름을 보내고, 2학기까지 수업을 듣고 오려고 계획했던 저는 2학기 가을 쿼터 수업이 전면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불안한 미국에서 코로나19 시국을 견디려니 너무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교환학생으로서 저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UCLA 마지막 쿼터 강의를 한국에서 들으며, 미국 수업의 좋은 점을 더 경험하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면서 교환학생의 시간을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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