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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5호 : 개별기사 3
  • 등록일 : 2020-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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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2학년)

 

이 시국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관을 비판하고자 시작된 흐름이, 요즘은 유머로 소비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가벼운 농담으로만 그치지 않을 방법을,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과거 일은 모두 묻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정치 구호에 분노를 느끼긴 하지만 그래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모든 해결책을 얻었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일본 신사 문화와 공동체 간 관계,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진 천황 중심의 신분 재편, 일본인에게 천황의 의미, 유교 문화가 조선과 일본에 미친 각각 다른 영향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본 국가주의와 근대화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일본과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론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는 게 큰 수확입니다. 그동안 제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이겠지만, 이번 답사 여행을 이끌어주신 박훈 교수님의 역사관이나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시각, 그 협력체의 중요성이 굉장히 새로웠고 자극이 됐습니다.

 

우리는 일본인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말하는 것에 열광합니다. 일본 역사학자의 견해에 주목하고 일본인 한국학 전문가가 말하는 한국에 귀 기울입니다.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이며, ‘옳은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일본인이 말하는 일본은커녕, 한국의 일본학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선 귀를 닫습니다. 우리조차 객관적인 시선을 갖추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일본사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이 근대화를 이룩하지 못한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만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산업화와 정치 혁명을 스스로 완수한 일본의 특이점을 살피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박훈 교수님 말씀처럼, 프랑스 혁명가라면 사상까지 알고 있지만, 옆 나라임에도 사카모토 료마는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탐방에서 료마의 자질이나 외부 변혁을 받아들이는 유연함, 그리고 현재 일본까지 이어지는 자기 혁신 정신에 감탄했습니다. 제가 리더가 됐을 때,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동시에 제가 일본에는 배울 점이 전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이었단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를 반성하며 열린 태도를 갖춰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그가 신격화되고 지역의 특산품처럼 전락한 것에는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우리 사회 관성은 생각보다 커서, 구체제를 변혁하는 일은 역사책에서 보는 것처럼 손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기득권의 영향력은 변혁 직전까지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님의 책 «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서문에서 구질서 내에서 어떤 행동과 조치를 취하는가, 즉 어떤 역사적 선택을 하는가는 그 사회의 향방에 중요하다는 주장에 동감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할 선택에는 과거에 대한 해석과 판단을 포함할 것입니다. ‘이 시국을 읽어 낼 역사 인식과 올바른 선택을 배울 수 있었기에, 이번 탐방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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